커피 마시며 하는 잡담

6 - 반지를 끼다

chati97 2024. 10. 24. 14:54

‘넌 이런거 안할줄 알았다’

성인이 되어 본가에 내려가면 부모님께 듣는 이야기다. 학창시절에는 시계조차 잘 차지 않았던 나지만, 어느덧 양손에는 반지들과 시계, 팔찌가 자리잡고 있다.

내가 악세사리를 차기 시작한건 성인이 되던 해 유럽에서 시작되었다. 바티칸을 방문하고 기념품샵을 들렀을 때, 묵주반지가 눈에 들어왔다. 성인이 되는 만큼 무언가 변화를 주고 싶었고, 그에 이끌리듯 구매한 반지는 나의 첫 악세사리가 되었다. 이후로는 다양한 반지를 사보기 시작했다.

두번째 악세사리는 도쿄에서였다. 첫 혼자 여행을 도쿄로 선택하며, 기념으로 반지 하나를 추가하고 싶었다. 그렇게 악세사리 샵을 찾아다녔으나, 여성 악세사리샵이 대부분이었고, 남성용은 무언가 데스메탈 할것같은 샵들만 존재했다. 그렇게 이곳저곳 돌아다니던 찰나 무난한 느낌의 반지를 찾을 수 있었다. 링의 가운데가 돌아가는 구조로, 1~10 로마숫자가 적혀있는 디자인은 당시의 나에게 꽤나 취향이었다. 그렇게 내 손에 두번째 반지가 추가되었다.

아쉽게도 두 반지는 공연을 위해 벗어둔 채로 잃어버려 지금의 손에는 없지만, 그 두 반지는 나에게 꾸민다는게 무엇인지 알 수 있게 해준 고마운 존재였다.

이후에는 개성있는 반지도 구매해보았다. 홍대 거리에서 발견한 반지들로, 하나는 링 3개가 서로 엮여있는 반지, 나머지 하나는 깃털 모양을 둥글게 말은 형태의 반지였다. 그 둘은 스타일의 변화와 함께 집안에 고이 모셔져 있다.

현재는 항상 고정적으로 차고다니는 반지로 셋이 있는데, 셋 모두 사람과 연관된 반지들이다.

그중 첫번째 반지는 아버지에게 받은 반지다. 내가 자주 악세사리를 착용하던 모습을 보신 아버지께서 주신 것으로, 생각보다 사이즈가 딱 맞아 물려받게 되었다. 꽤나 오래된 반지지만 깔끔한 디자인으로 인해 항상 착용하게 된 반지다.

두번째는 외할머니께 받은 반지다. 갑작스럽게 연락으로 손 사이즈를 물어보셨고, 외가를 방문할 때 졸업 축하와 함께 받게 된 반지다. 해당 반지 또한 시간이 흘러도 촌스럽다거나 하지 않는 무난한 디자인이라 아버지의 반지와 함께 내 양 중지부분을 담당하고 있다.

마지막은 친구들과 맞춘 우정반지다. 2년 전 음악 관련 활동을 위해 찾은 팀에서 만난 동갑내기 친구들로, 알게된지는 오래되지 않았지만 만날때마다 즐겁고 항상 여러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좋은 친구들이다. 작년 봄 첫 모임때 맞춘 반지로 친구들과의 모임 외에도 항상 끼고다니며 내 왼손 검지를 담당하고 있다.

 

지금까지 다양한 반지들을 만나며 내 손은 변화하고, 항상 다른 주제를 담고 있었다. 처음에는 성인이 된 첫 도전을, 두번째는 나만의 개성을 찾아나서는 과정을 보여주고 있었다. 그리고 마지막이자 현재는 사람을 담고 있다. 앞으로는 어떤 반지를 만나게 될 것이고, 내 손은 어떠한 주제를 담게 될까? 앞으로의 새로운 만남이 기대된다.

현재 항상 끼고다니는 반지들. 위에서부터 할머니, 친구들, 아버지와 연결된 반지다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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